혈관이상형성은 우리 몸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며, 얼굴과 팔다리에 가장 많이 생긴다. 치명적 질환은 아니지만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붉은 반점이 쉽게 눈에 띄어 환자는 큰 고통을 겪는다.
글 홍종원 교수(성형외과) | 포토그래퍼 최재인
혈관이상형성 전문의
홍종원 교수(성형외과)
“혈관종과 혈관기형은 진단부터 치료, 수술 모두 성형외 과 단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경화요법과 색전술, 혈관 조영술은 영상의학과에서, 레이저 치료는 피부과에서 이 루어집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여러 과의 체계적 협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관종은 자연스레 증식과 퇴행으로 이어지며, 상당수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혈관기형은 약으로 해결되지 않고, 경화요법을 반복해 치료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혈관종
증식 후 자연스레 퇴축되는 유아혈관종
유아혈관종은 증식기를 거쳐 퇴행기, 퇴축기로 접어들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증식기는 1 세까지, 퇴행기는 1-4세, 퇴축기는 4세 이후부 터 대략 7-8세까지로 본다. 대개는 태어날 때부 터 있거나 출생 후 1-2주 사이 반점으로 시작해 생후 4주경까지 점점 넓어지고 붉어져 내원하게 된다. 출생 이후 혈관종이 발생하면 부모들은 본인의 잘못으로 생각하거나 외부 충격 등을 염 려하는데, 이는 혈관종과 관계가 없다. 퇴행/퇴축기에 접어들면 혈관종에 형성되었던 혈관들이 퇴화하면서 지방세포가 들어선다. 퇴축 정도는 환아마다 달라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색이 옅어지다 얼룩으로 남는다. 보통은 이 시기에 제거술이나 레 이저 치료를 고려한다.
먹는 약으로 치료 가능
증식기일 때 먹는 약을 사용할 수 있으나, 1세 이후 퇴행기에 접어든 환아에게는 사용하지 않 는다. 전통적인 혈관종 치료제는 스테로이드 로, 5cm 이상의 거대 혈관종이나 눈에서 시야 를 방해하는 혈관종, 코나 목 안쪽에서 호흡을 방해하는 혈관종에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프로프라놀롤이라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약은 6개월 정도 복용하는데, 원래 고혈압 치료제인 데다 천식 환자는 절대 사용해선 안 되므로 투약 전 반드시 소아심장과에서 미리 검사를 받고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혈관종이 크거나 혈관종 위의 피부가 얇은 경우 상처가 잘 생기는데, 이때는 일반적인 상처 연고 를 사용해 치료하면 된다.
혈관기형
MRI로 정확한 진단 필요혈관기형은 대부분 정맥기형 혹은 림프관기형이 다. 이들은 주변 조직을 침범하면서 성장과 비례 해 커진다. 유아혈관종과 마찬가지로 정맥기형 과 림프관기형도 특별한 검사 없이 경과나 몇 가지 질문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MRI 검사를 통해 혈 관기형의 깊이와 범위, 분포, 형태 등을 정확 히 확인해야 한다.
경화요법과 수술 등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MRI 검사 결과 정맥기형이나 림프관기형이 몇 개의 큰 덩어리로만 되어 있다면 경화제를 주입해 기형으로 형성된 혈관을 유착시키거나 섬유화시켜 없애는 경화요법을 시행한다. 그 러나 정맥기형과 림프관기형이 수많은 방으로 나뉘어 있다면 경화요법이 어려울 수 있으며, 때론 경화요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 경화 요법이 효과가 없거나 경화요법 후 남은 부분 제거를 위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모세혈관 없이 동맥과 정맥 연결된 동정맥기형
동정맥기형은 중간에 모세혈관 없이 동맥이 바 로 정맥으로 연결되는 혈관기형으로, 혈류가 상 당히 빠르고 수술 시 출혈이 큰 질환이다. MRI 검사로 동정맥기형이 확인되면 혈관조영술을 시행하는데, 만약 동정맥기형으로 들어가는 동 맥 중 대표 동맥이 있다면 색전술로 이 부분을 막는다. 그러나 동정맥기형은 조직 특성상 혈류가 막히 면 주변에 새 혈관이 형성되거나 기존에 닫혀 있 던 혈관이 열려 다시 커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 서 색전술로 기형 혈관의 크기나 혈류를 줄이 고, 2-3일 후 제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관종 VS 혈관기형! 정확한 진단이 핵심
●혈관종 _
- 대부분 유아혈관종 _
- 자연스레 증식과 퇴행으로 이어진다
-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혈관기형 _
- 주변 조직의 비대나 침범을 동반한다 _
- 저절로 사라지지 않으며, 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_
- 경화요법으로 반복 치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