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Strabismus


  • 사시란?

사시란 두 눈이 바로 정렬되지 않아서, 시선이 한 물체를 똑바로 향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쪽 눈이나 두 눈이 교대로, 가끔 혹은 항상 다른 곳을 쳐다보는 듯하게 돌아갑니다. 기본적으로 검은 눈동자가 시선보다 안쪽으로 돌아가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돌아가면 '외사시', 위로 돌아가면 '상사시', 아래로 돌아가면 '하사시'로 분류합니다. 사시는 소아에게 주로 발견되는 질환이지만, 눈을 다치거나 뇌신경 손상이 발생하면 성인에게도 사시가 새롭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사시의 증상

- 내사시: 생후 4-6개월 이후에 눈이 안으로 심하게 몰려 있으면 선천성 내사시라고 진단하며, 2-3세 경에 눈이 몰리면서 내사시가 발생하는 경우를 후천성 내사시라고 합니다.
- 간헐성 외사시: 햇빛 아래나 밝은 곳에서 한쪽 눈을 감거나 찌푸리며, 피곤하거나 졸릴 때 한쪽 눈이 돌아갑니다. 오래 방치할 경우 외사시로 변해 입체시 소실, 약시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상사시: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서 볼 때는 상사시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사시가 생기면 한쪽 눈이 자주 돌아가게 되고, 돌아간 눈은 뇌의 억제기전에 의해 사용하지 못해서 약시가 유발되어 영구적인 시력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양쪽 눈을 동시에 쓰지 못하기 때문에 감각 이상에 의한 입체시 손상이 일어납니다.
성인 사시에서는 입체시나 약시가 유발될 확률이 매우 적으나, 눈이 쉽게 피로하고 눈의 통증, 두통, 복시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사시의 원인

사시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약하거나 시신경을 비롯한 뇌신경에 이상이 있으면 사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는 외상, 뇌종양, 근육 질환의 합병증 등으로 사시가 생깁니다. 원시처럼 굴절 이상이 있을 때도 물체를 정확하게 보려고 눈을 움직이면서 사시가 나타납니다. 일부 유전적인 원인도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사시의 치료

대다수 사시는 수술치료가 원칙이며, 일부 복잡한 사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시는 의학적으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수술적 치료 

- 선천성 내사시: 선천성 내사시는 환아는 태어날 때부터 시기능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만 2세 전에 조기 수술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수술이 잘돼서 눈도 바르고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더라도, 선천적인 시기능 결함이 있기 때문에 입체시는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두 돌 이후에 수술할 경우 시력 회복에 대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반드시 두 돌 전에 수술적 치료를 마쳐야 합니다.
- 후천성 내사시: 태어날 때는 정상이었다가 2-3세 경에 눈이 몰리면서 내사시가 발생하는 후천성 내사시 환아의 경우, 눈에 산동제를 넣고 안경굴절검사를 하면 고도의 원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고도의 원시를 가진 환자에서 조절에 따른 눈 모임이 과도하게 일어나 먼 거리의 물체를 볼 때 눈이 몰리는 것을 조절성 내사시라 하고, 원시 안경(돋보기 안경)을 착용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안경으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만 수술로 치료합니다.
- 간헐성 외사시: 나이가 3세 미만이고, 사시각이 크지 않으며, 하루에 1-2회 정도만 사시 증상이 나타난다면 수술을 늦출 수 있습니다. 간헐성 외사시는 드물게 진행을 멈추면서 잠복성으로 바뀌어 사시 횟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사시의 각도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또 사시는 성장하면서 질병이 대부분 진행하므로 정기적 경과 관찰을 통해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 외사시: 외사시는 두 돌 이후에 수술할 경우 시력 회복에 대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반드시 두 돌 전에 수술적 치료를 마쳐야 합니다.


□ 비수술적 치료

 안경 또는 프리즘 안경 착용, 약물치료, 가림치료, 보톡스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는 수술 전후에 보조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마 주름 개선 등에 쓰이는 보톡스는 원래 사시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제로, 지금도 사시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소아에 대한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아서 성인 환자에서 수술의 보조요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시의 비수술적 치료 방법의 하나로 오래전부터 가림치료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시안을 가려서 사시안의 눈 근육이 뭉치거나 변성되는 걸 막아 병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가림치료가 수술을 대체할 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많았으며, 미국 사시소아안과학회는 수년간의 연구 결과 가림치료만으로는 간헐성 외사시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가림치료만을 선호하다가 수술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가림치료는 약시를 동반하거나 수술 후 재발 조짐이 있을 경우에는 매우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만, 수술 전에 모든 사시 환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가림치료는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약시의 치료 

약시는 한쪽 눈의 시력이 비정상적으로 잘 나오지 않는 상태로, 사시 환자에서 많이 동반됩니다. 사시에 의한 약시가 있는 경우, 안경 검사를 시행해 안경을 착용시킨 후 시력이 좋은 눈을 하루 최대 6시간 동안 가리도록 합니다. 수술과 병행해 수술 전에 시행하면 사시와 약시 치료에 매우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가리는 동안 환아가 좋아하는 게임이나 동영상을 틀어 주면 더 잘 집중할 수 있으므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약시 치료는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좋으며, 치료 기간도 짧아집니다.
사시가 동반되지 않은 굴절 이상에 의한 약시는 가림치료 이외에 수술이나 다른 방법으로는 치료되지 않습니다.


  • 주의사항

사시는 약시를 예방하고 입체시 손상을 막기 위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몽골족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아기들은 코가 넓고 낮으며 미간이 넓어서 마치 내사시처럼 보이는 가성 내사시가 있을 수 있는데, 진짜 내사시와 구분하기 위해 반드시 안과 전문 진료가 필요합니다.
또 2-4세 시기에는 여러 종류의 새로운 사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사시의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에는 사시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검진과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승한 교수>

  • 사시에 대한 궁금증 Q&A로 알아보기


Q 아이가 TV를 볼 때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입니다. 사시인가요?
A 선천성 상사근 마비에 의한 사시 혹은 기타 상사시가 있을 때 머리 기울임(사경)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경이 있으면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만 찾았는데, 실제로는 눈 때문에 나타나는 사경도 많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검진도 필요합니다.


Q 핀홀 치료 등으로 눈을 좋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일부에서는 눈 체조, 핀홀 치료 등으로 눈을 좋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치료법들은 사시나 약시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과 의사의 관점에서 이런 방식의 치료는 효과가 전혀 입증되지 않았고, 현재 국내법상 병원 이외에서의 사시 치료는 모두 불법입니다. 이런 불법 시술을 따르다가 자칫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Q 외사시 수술 후에는 반드시 안경을 써야 하나요?
A 외사시와 근시는 서로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외사시 환자에서 근시안경 교정을 하지 않으면 수술 재발률이나 병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으니 수술 전후 근시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안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Q 5세 아이가 외사시 수술을 받았는데, 눈이 너무 안으로 몰린 것 같아요. 

A 외사시는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술자에 따라 외사시 수술 시 과교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사시 수술 후 내사시가 유발되어도 심하지 않다면 1-3개월 정도 경과 관찰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 가림치료를 병행하면 거의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또 간혹 좋아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더라도 재수술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Q 외사시는 대부분 재발해 여러 번 수술해야 한다던데, 사실인가요?
A 모든 외사시가 재수술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수술 후 재발 조점이 보일 때 가림치료 등을 시행하면 눈의 융합력이 회복되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